시카 그 다음, 센텔라 세포외소포체가 피부에 닿는 방식
시카(cica)는 이제 낯선 성분이 아닙니다. 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에서 유래한 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티코사이드는 민감성 피부와 장벽 회복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것이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입니다.
2026년 MDPI Cosmetics에 발표된 파일럿 임상 연구는 센텔라 EV 세럼을 28일간 적용했을 때의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세포외소포체란 무엇인가
세포외소포체(EV)는 식물 세포가 자연적으로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입자입니다. 지름이 30~200nm(나노미터) 수준으로, 맨눈은 물론 일반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습니다. 세포막과 유사한 이중막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부에 단백질, 핵산, 대사산물, 식물 활성 성분 등을 담고 있습니다.
피부 과학에서 EV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달 효율입니다. 지질 이중막 구조를 가진 EV는 피부 세포막과 융합하거나 내포작용(endocytosis, 세포가 물질을 삼키는 방식)을 통해 세포 내부로 활성 성분을 직접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일반 추출물 형태로는 피부 표면에 머물거나 흡수율이 낮을 수 있는 성분들이, EV 안에 담기면 전달 경로가 달라집니다.
28일 임상 결과 수치
연구팀은 센텔라 EV 세럼을 28일간 적용한 후 세 가지 지표를 측정했습니다.
수분 함유량: 14.6~21.2% 향상. 장벽 기능이 개선되면 수분 손실(TEWL, 경표피 수분 손실)이 줄어들고 각질층 내 수분 보유가 늘어납니다.
주름 감소: 32.9~34.8% 개선. 눈가 및 이마 부위를 기준으로 측정한 수치입니다.
홍반(붉음증) 감소: 26.3~34.0% 감소. 피부 염증 반응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파일럿 연구이므로 표본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 지표 모두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됐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리포솜 캡슐화와 상처 봉합 실험
같은 계열의 연구에서 리포솜(liposome, 지질막으로 감싼 운반체)에 센텔라 성분을 캡슐화했을 때, 12일 차에 창상 부위의 99.9%가 봉합된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리포솜과 EV는 모두 지질막을 이용하는 전달 시스템이지만, EV는 식물에서 유래한 천연 구조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수치는 화상 및 상처 치료 맥락에서 나온 것이지만, 피부 장벽 회복과 재생을 위한 일반 스킨케어 성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읽힐 수 있습니다.
기존 시카 제품과의 차이
마데카소사이드와 아시아티코사이드는 수용성 성분입니다. 크림이나 세럼에 배합될 때 피부 표면에서 일정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피부 심층까지 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EV 기술은 이 전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현재 EV 기반 센텔라 제품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라인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성분표에 ‘centella extracellular vesicle’, ‘centella EV’ 또는 관련 나노입자 표기가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가격대는 일반 시카 세럼 대비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1회 30ml 기준 6만~15만 원 수준의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됩니다.
앞으로의 방향
센텔라 EV 연구는 아직 초기이지만, 피부 과학의 흐름이 전달 효율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미 효과가 알려진 식물 성분을 어떻게 더 정확하게 피부 세포에 전달할 것인가, 이것이 차세대 스킨케어 성분 개발의 핵심 질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