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K2 MK-7, 폐경 여성 165명 사후분석이 보여준 혈관 압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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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K2 MK-7, 폐경 여성 165명 사후분석이 보여준 혈관 압력의 변화

By Priya · · Nutrients (MD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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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나이는 체내 달력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혈관 벽의 탄력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동맥이 딱딱해질수록 심장은 혈액을 밀어내기 위해 더 많은 힘을 써야 합니다.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은 이 과정의 결과입니다.

2025년 2월 Nutrients에 발표된 사후분석은 비타민 K2의 특정 형태인 MK-7이 이 흐름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는지를 165명 폐경 여성 데이터로 짚었습니다.

칼슘 패러독스라는 단어

뼈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칼슘 보충은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묘한 관찰이 반복됐습니다. 칼슘을 열심히 먹어도 뼈 밀도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오히려 혈관 내벽에 칼슘이 쌓이는 사례가 이어진 것입니다.

뼈에는 부족하고 혈관에는 쌓이는 이 역설을 연구자들은 ‘칼슘 패러독스(calcium paradox)‘라고 부릅니다. 칼슘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칼슘이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이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 신호 역할을 하는 단백질 중 하나가 MGP입니다.

MGP, 칼슘을 자리에 보내는 단백질

Matrix Gla Protein(MGP)은 혈관 벽에서 칼슘이 침착되지 않도록 막는 방어 단백질입니다. 가장 강력한 혈관 석회화 억제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MGP는 활성화되려면 비타민 K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비타민 K가 부족하면 MGP는 비활성 상태(dp-ucMGP, 탈인산화·비카르복실화 MGP)로 혈중을 떠돌고, 혈관 칼슘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dp-ucMGP 수치가 높을수록 비타민 K 상태가 불량하고, 혈관 석회화 위험이 높다는 뜻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 수치를 핵심 바이오마커로 사용했습니다.

MK-4와 MK-7, 같은 이름 다른 작동 방식

비타민 K2는 여러 형태(메나퀴논)로 존재합니다. 식품과 보충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두 가지는 MK-4와 MK-7입니다.

MK-4는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됩니다. 반감기가 짧아 간에 집중적으로 작용하고, 치즈, 달걀노른자, 닭고기 등에서 소량 섭취할 수 있습니다.

MK-7은 반감기가 72시간 이상으로 훨씬 깁니다. 하루 한 번 복용으로도 혈중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간 밖의 조직인 혈관과 뼈까지 실제로 도달하는 양이 더 많습니다. 임상연구에서 혈관 관련 지표를 개선한 형태가 주로 MK-7인 이유입니다. 낫토, 청국장 같은 발효 대두 식품이 MK-7의 가장 풍부한 식이 공급원입니다.

165명 사후분석의 숫자

이번 Nutrients 논문은 비타민 K 결핍 상태의 40~70세 여성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1년 무작위 대조시험의 사후분석입니다. 참가자들은 180μg/일 MK-7(MenaQ7®)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나뉘었습니다.

전체 집단에서 MK-7군은 위약군에 비해 dp-ucMGP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비타민 K 활성화 상태가 실제로 개선됐다는 뜻입니다.

사후분석의 핵심은 기저 동맥 경직도가 높았던 폐경 여성 소그룹에서 나왔습니다. 이 그룹에서 MK-7 복용 후 혈압과 혈관 순응도 모두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습니다. 경직도가 낮았던 그룹에서는 같은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즉, 혈관 상태가 이미 나빠진 상태에서 MK-7이 더 명확한 차이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마스트리흐트 대학교의 3년 시험(244명 폐경 후 여성, 55~65세)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위약군에서는 맥파 전달 속도(PWV, 동맥 경직도의 지표)가 꾸준히 증가한 반면, MK-7 180μg 복용군은 3년 후에도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습니다. 경직 지수가 중앙값(10.8) 이상이었던 여성에서 혈관 순응도, 팽창성, 탄성 모두 추가적인 개선이 관찰됐습니다. 또한 MK-7군에서 dp-ucMGP가 위약 대비 약 50% 감소한 것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다만 현재 임상 가이드라인은 혈관 칼슘 침착을 “역전”시키는 치료로 K2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진행을 늦추는 수준에서의 근거가 쌓이고 있는 단계입니다.

비타민 D + K2 + 마그네슘 트라이아드

비타민 K2는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칼슘을 뼈로 유도하는 단백질(오스테오칼신)을 활성화할 때도 K2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비타민 D와의 연결이 생깁니다.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늘립니다. 흡수된 칼슘이 제자리를 찾아가려면 K2가 활성화한 MGP와 오스테오칼신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D만 충분하고 K2가 부족하면 흡수된 칼슘이 갈 곳을 잃고 혈관이나 연조직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마그네슘은 이 흐름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관여합니다. 첫째, 비타민 D를 체내에서 활성화하는 효소 반응에 마그네슘이 필요합니다. 둘째, 마그네슘 자체가 혈관 벽의 석회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관찰된 바 있습니다. 세 영양소를 함께 고려하는 이유입니다.

AVADEC 시험은 이 조합의 가능성을 탐색한 시도 중 하나입니다. 심장판막 석회화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 K2 720μg + D3 25μg를 24개월간 투여한 결과, dp-ucMGP가 위약 대비 255pmol/L 이상 크게 감소했습니다. 바이오마커 수준에서 K2 상태가 실질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아직 관련 연구에서 석회화 점수 자체의 유의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고용량 K2가 더 빠르게 MGP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이 실제 혈관 구조 변화까지 이어지기까지는 더 긴 추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준 결과입니다.

식이로 도달 가능한가

180μg/일이라는 용량을 식사로 채우려면 낫토가 거의 유일한 현실적 선택입니다. 낫토 100g에는 약 800~1,000μg의 MK-7이 함유됩니다. 30g(두 스푼 분량) 정도면 이미 임상시험 용량에 근접합니다. 한국의 청국장은 발효 방식이 낫토와 달라 MK-7 함량이 제품마다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충분한 양을 안정적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외 식품에서의 비타민 K2 함량은 실질적으로 낮습니다. 숙성 치즈(에담, 고다)에 MK-4와 일부 MK-7이 포함되지만 30~50μg 수준이고, 달걀노른자나 닭고기에는 MK-4가 소량 들어 있습니다. 식이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는 의미 있지만, 혈관 관련 임상에서 사용된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충제를 고려할 경우 제품 라벨에서 MK-7 함량을 μg 단위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타민 K2”라고만 표시된 제품 중에는 MK-4 단독이거나 함량이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와파린 복용자는 별도 판단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 경로와 직접 연결됩니다. 와파린(쿠마딘) 같은 비타민 K 길항제(항응고제)는 정확히 이 경로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K2 보충제를 추가하면 와파린의 효과가 예측 불가능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혈전 위험이 있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분이라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항응고제와 무관하더라도 기존에 복용 중인 멀티비타민이나 복합 미네랄 제품에 이미 K2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 보충 전에 라벨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폐경 이후의 혈관 변화는 조용하게 진행됩니다. 이번 사후분석은 혈관 경직도가 이미 높아진 시점에서 MK-7이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단서를 보여줬습니다. 식이에서 충분하지 않다면 MK-7 형태의 보충제를 선택하는 것이 근거 있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미 복용 중인 약물이나 보충제가 있다면, 추가 전에 무엇이 이미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