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고용량, 급성 코로나엔 효과 없었지만 롱코비드 신호는 달랐다
2020년부터 전 세계 보건 당국은 비타민D와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추적해왔습니다. 초기 관찰 연구들은 비타민D 결핍이 코로나19 중증화와 연관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임상시험이 잇따랐습니다. 2026년 3월, 그 흐름의 가장 엄격한 버전 중 하나인 VIVID 임상시험 결과가
VIVID 시험: 1,747명, 4주, 미국과 몽골
VIVID(Vitamin D for COVID-19) 시험은 미국과 몽골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747명과 동거 가족 277명을 모집해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입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JoAnn Manson 교수가 공동 수석 저자로 참여했으며, 비타민D 임상 중 가장 대규모에 속합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비타민D군은 처음 이틀 동안 9,600 IU(240μg)를, 이후 4주간 매일 3,200 IU(80μg)를 복용했습니다. 위약군은 동일한 형태의 캡슐을 복용했으며, 이중맹검 설계로 연구자와 참가자 모두 배정 정보를 몰랐습니다.
1차 결과: 입원과 중증도에서 차이 없음
1차 평가 지표였던 의료 이용(입원, 응급실 방문, 외래 방문) 및 증상 중증도에서 비타민D군과 위약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동거 가족으로의 전파율도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결과는 비타민D 고용량이 급성 코로나19 감염의 경과를 단축하거나 중증화를 막는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단기(4주) 고용량 보충 전략으로서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셈입니다.
2차 결과: 8주 후 롱코비드 비율
눈길을 끈 건 2차 분석 결과였습니다. 비타민D를 꾸준히 복용한 그룹에서 8주 후 피로, 호흡 곤란, 브레인 포그(인지 둔화) 등 지속 증상을 보고한 비율은 21%였습니다. 위약군은 25%였습니다. 4퍼센트포인트 차이, 오즈비 0.78(95% 신뢰구간 0.59~1.03)입니다.
신뢰구간이 1.0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통계적으로 “경계 수준”에 머뭅니다. 연구진은 “롱코비드에 대한 가능성 있는 신호”라고 표현했습니다. 단정이 아닌, 더 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언어입니다.
놓친 퍼즐 조각: 결핍 여부
이번 시험에서 기저 시점에 비타민D가 결핍이거나 불충분한 상태였던 참가자 비율은 44.9%였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 그룹을 따로 분석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비타민D가 이미 충분한 사람과 결핍인 사람이 섞여 있는 상태에서 평균값을 보면 실제 효과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이 공백은 중요합니다. 비타민D 보충이 효과를 내려면 ‘충분한 사람에게 더 주는’ 방식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을 정상 범위로 올리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 기존 연구들의 공통된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비타민D와 면역,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
비타민D는 면역 세포 표면의 수용체(VDR, 비타민D 수용체)를 통해 T세포, B세포,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감염 초기 선천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과잉 면역 반응으로 인한 염증을 억제하는 두 방향 조절 역할을 합니다.
앞서 2022년 VITAL 연구(2만 5,871명, 5년 추적)에서는 비타민D 2,000 IU(50μg)/일 복용이 자가면역 질환(류머티즘, 건선 등) 발생률을 22% 낮췄습니다. 급성 감염 예방보다 만성 면역 조절에 더 강한 근거가 축적되어 있는 셈입니다.
롱코비드는 감염 후 지속되는 만성 상태입니다. 면역 조절과 만성 염증 억제라는 비타민D의 기전이 롱코비드 맥락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가설은 생물학적으로 근거가 있습니다. VIVID의 신호가 후속 연구에서 확인된다면, 비타민D의 역할은 급성 감염이 아닌 감염 후 회복 단계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지금 비타민D를 복용하고 있다면
VIVID 결과는 무조건 고용량을 쓰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중요한 건 현재 결핍 여부를 먼저 아는 것입니다.
본인이 복용 중인 멀티비타민이나 단독 비타민D 제품의 라벨을 확인하세요. IU 단위와 μg 단위가 혼재해 있는데, 1μg = 40 IU입니다. 일반 멀티비타민에는 400~1,000 IU(10~25μg)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햇빛 노출이 적거나 실내 생활이 많다면 혈중 25(OH)D 수치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용량 결정보다 먼저입니다.
롱코비드에 관한 답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VIVID는 그 답을 향한 가장 엄격한 질문 중 하나였고, 완전한 답 대신 더 날카로운 다음 질문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