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한 폐경기 여성, 동맥경화 위험 높아진다
폐경기 전후의 여성 심혈관 건강은 에스트로겐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2026년 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는 비타민D 수치와 혈관 변화 사이의 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줍니다. 40~59세 여성 227명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D 결핍이 동맥 내막 두께 증가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가졌습니다.
227명 중 절반 이상이 결핍 상태
연구에 참여한 여성의 비타민D 상태를 혈중 25(OH)D(25-하이드록시비타민D, 비타민D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표준 혈액 검사 수치) 기준으로 분류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결핍(20ng/mL 미만): 54.2%
- 부족(20~29ng/mL): 33%
- 충분(30ng/mL 이상): 12.8%
셋 중 하나만 충분 상태였습니다. 나머지 87.2%는 결핍이거나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비타민D가 낮을수록 혈관 벽이 두꺼워진다
동맥경화의 초기 징후를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가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IMT, Intima-Media Thickness)입니다. 경동맥(목 양옆을 지나는 주요 동맥)의 내벽 두께를 초음파로 측정하는 검사인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연구에서 비타민D 수치가 1단위 증가할 때 IMT 증가 위험이 OR 0.945(95% CI 0.906~0.986)로 감소했습니다. 비타민D가 높을수록 혈관 벽이 덜 두꺼워진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참여자의 25.6%에서 동맥 내벽에 지질과 칼슘이 쌓인 플라크(plaque)가 확인되었습니다.
FSH와 혈관의 관계
이 연구에서 주목할 또 다른 수치는 FSH(난포자극호르몬, Follicle-Stimulating Hormone)입니다. 폐경이 다가오면 난소 기능이 떨어지고, 뇌에서는 난소를 더 강하게 자극하려고 FSH를 대량 분비합니다. 76.2%의 참여자가 폐경 기준치인 FSH 40U/L을 초과했습니다.
FSH 수치가 높을수록 IMT가 두꺼워질 위험이 OR 1.021로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에스트로겐 감소의 결과가 아니라, FSH 자체가 혈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50세 전후로 다른 패턴
50세 이하 여성에서는 나이와 공복혈당이 상호작용하는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같은 공복혈당 수치라도 50세 미만 여성에서 IMT와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폐경 이행기의 대사 변화가 혈관에 미치는 영향이 연령에 따라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타민D가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돕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지만, 혈관 작용도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혈관 내피세포(혈관 안쪽을 덮는 한 층의 세포)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있습니다. 비타민D는 이 수용체를 통해 혈관 염증을 줄이고, 혈관 수축을 조절하며, 칼슘이 동맥 벽에 침착되는 것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핍 상태가 지속되면 이 보호 기전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D 보충보다 먼저 확인할 것
이 연구는 관찰 연구입니다. 비타민D를 보충하면 동맥경화가 예방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폐경기 여성의 87%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 비타민D와 FSH가 혈관 건강과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현재 복용 중인 종합비타민이나 칼슘 보충제에 비타민D가 포함되어 있다면 IU 단위를 확인해보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제품마다 단위 표기가 다를 수 있어, IU와 μg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1,000IU는 25μg에 해당합니다. 한 번도 혈중 25(OH)D를 측정하지 않았다면, 검진 시 추가 검사를 요청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비타민D는 하루에 얼마나 필요한가요?
성인 기준 권장량은 600~800IU(15~20μg)이며, 한국인의 평균 혈중 수치가 낮은 편이라 전문가들은 1,000~2,000IU를 권하기도 합니다. 혈중 25(OH)D 30ng/mL 이상이 충분 상태입니다.
폐경기에 비타민D가 더 중요한 이유는?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칼슘 흡수와 혈관 건강에 영향을 받습니다. 동시에 피부와 신장의 비타민D 활성화 능력도 떨어져 이중으로 결핍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 연구의 한계는?
횡단면 연구(한 시점만 측정)이므로 비타민D 보충이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향후 종단 연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