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늄 6개월, 갑상선 항체가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21건 RCT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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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늄 6개월, 갑상선 항체가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21건 RCT가 답했다

By Kumar · · Medicine (Lippinc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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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건의 무작위 대조시험, 1,610명의 데이터. 셀레늄이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의 항체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연구는 그동안 많았지만, 이 규모에서 기간별·형태별로 정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Medicine (Lippincott)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는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한국 여성에게 흔한 자가면역 질환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면역 체계가 자기 갑상선 조직을 공격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전체 인구의 3~4%에서 발생하며, 여성에게 남성보다 7~20배 많이 나타납니다. 특히 30~40대 여성에서 가장 많이 진단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갑상선 세포가 공격받으면 혈액 내 두 가지 항체, TPOAb(갑상선 과산화효소 항체)TgAb(티로글로불린 항체)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 수치는 질환의 활성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낮출수록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셀레늄이 주목받는 이유는 갑상선이 체내 셀레늄 농도가 가장 높은 기관 중 하나이고, 셀레노단백질이 갑상선 호르몬 합성과 항산화 방어 과정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6개월 메타분석의 숫자들

이번 메타분석의 핵심은 기간별 효과 차이입니다.

TPOAb는 3개월 시점에서도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SMD = -0.46, 95% CI: -0.74~-0.18, P = .001). 그런데 6개월까지 연장하면 감소 폭이 더 커집니다(SMD = -0.80, 95% CI: -1.38~-0.21, P = .008). 표준화 평균 차이(SMD) 0.8은 통계적으로 중간 이상의 효과 크기로 분류됩니다.

TgAb는 3개월에서 유의하게 감소했고(SMD = -0.46, 95% CI: -0.79~-0.12, P = .007), 6개월 데이터는 유의성이 낮아졌습니다. 항체 유형에 따라 반응 시간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는 6개월 시점에서만 유의한 감소가 확인됐습니다(SMD = -0.18, 95% CI: -0.35~-0.01, P = .03). 3개월 단기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갑상선 기능 자체가 변하려면 항체 감소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짧게는 3개월에 항체 변화가 시작되고, 기능 지표인 TSH까지 움직이려면 6개월이 필요합니다.

형태가 다르면 결과도 다르다

셀레늄 보충제는 형태가 여러 가지입니다. 이번 분석에서 셀레노메티오닌(selenomethionine)이 셀레나이트(selenite, NaSe)와 셀레늄 효모(Se-yeast)보다 효과가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셀레노메티오닌은 셀레늄이 아미노산 메티오닌에 결합된 유기 형태로, 소장 흡수율이 높고 체내 저장과 활용 효율이 좋습니다. 셀레나이트는 무기 형태로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산화 스트레스와의 상호작용이 다릅니다. 셀레늄 효모는 여러 형태가 혼합된 복잡한 구성입니다.

보충제를 고를 때 성분표에서 “L-selenomethionine” 또는 “selenium (as selenomethionine)” 표기를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미오이노시톨과 병용할 때의 차이

셀레늄만 단독으로 쓰는 것과, 미오이노시톨(myo-inositol)을 함께 복용하는 것을 비교한 별도 메타분석(3건 연구, 288명)에서는 병용군이 더 강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TSH 감소는 병용군에서 훨씬 컸고(SMD = -1.15, P < .00001), TgAb도 셀레늄 단독 대비 유의하게 더 감소했습니다(SMD = -0.51, P = .0002). TPOAb는 두 군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미오이노시톨은 세포 내 인슐린 신호 전달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용체의 신호 경로에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한 임상에서는 병용군이 31~38%의 TSH 감소와 51%의 TgAb 감소를 보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연구 수가 적어서, 병용이 표준 전략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브라질너트 1알의 진짜 숫자

“브라질너트를 매일 먹으면 셀레늄을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는 말이 웰니스 커뮤니티에 퍼져 있습니다. 숫자를 먼저 살펴봅니다.

브라질너트 1알의 셀레늄 함량은 55~290μg으로 보고됩니다. 산지에 따른 편차가 최대 33배에 달합니다. 아마존 아마조나스 주의 토양에서 자란 나무는 마투 그로수 지역 나무보다 셀레늄 함량이 수십 배 높을 수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 봉지 안에서도 알마다 함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성인 기준 셀레늄 상한 섭취량은 하루 400μg입니다. 1알이 290μg이라면 두 알로 이미 상한선에 닿습니다. 권장 섭취량인 55μg을 목표로 한다면 단 1알이어야 하는데, 그 1알이 실제로 얼마의 셀레늄을 담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RCT들이 사용한 것은 산지 변동성이 없는 표준 제제, 대부분 셀레노메티오닌 형태의 보충제였습니다.

셀레늄 독성, 조용하지 않다

셀레늄은 필수 미량 원소이지만 필요량과 독성 용량 사이의 폭이 좁습니다. 성인 기준 하루 300μg 이상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독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탈모, 손발톱의 부서짐, 구역감, 마늘 냄새 같은 입냄새, 신경계 증상(손발 저림, 피로)입니다.

이 상태를 ‘셀레노시스(selenosis)‘라고 합니다. 음식만으로 과잉에 이르기는 쉽지 않지만, 브라질너트와 보충제를 동시에 먹거나, 고용량 멀티비타민에 셀레늄이 이미 포함된 경우에는 총 섭취량 계산이 필요합니다.

RCT들에서 사용된 일반적인 용량은 하루 200μg이었으며, 이 범위에서의 안전성은 6개월 이상 추적에서 확인됐습니다. 단독 셀레늄 보충제를 고용량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과는 다른 맥락입니다.

레보티록신 복용자라면 간격이 있어야 한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 진단을 받고 레보티록신(신지로이드, 씬지록신 등)을 복용 중이라면 흡수 간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레보티록신은 공복에 단독 복용해야 흡수율이 가장 높습니다. 칼슘, 철분, 마그네슘, 아연 같은 미네랄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셀레늄도 미네랄 계열에 해당하므로, 레보티록신 복용 후 최소 2~4시간 간격을 두고 셀레늄을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입니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TSH, Free T4)는 셀레늄 보충 시작 후 3~6개월 주기로 확인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처음부터 주치의와 상의 후 시작하는 것이 기본 전제입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의 셀레늄 보충은 이제 “시도해볼 수 있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1건 RCT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건, 형태를 고르고, 기간을 지키고, 독성 한도를 지키는 것이 효과를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브라질너트로는 그 정밀도를 맞출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