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란+황금 조합, 6주 후 우울 점수 더 빠르게 낮췄다, 180명 RCT
같은 성분도 혼자 쓸 때와 함께 쓸 때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사프란과 황금(스쿠텔라리아)을 조합했을 때 각각의 단독 복용보다 기분 개선이 더 빨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인체 임상 데이터가 2025년 2월 국제 학술지 Nutrients에 게재됐습니다.
루뱅 가톨릭대, 4그룹 6주 무작위 대조 임상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교 연구팀은 경증에서 중등도 우울 증상(BDI 점수 14~28)을 가진 18~75세 성인 180명을 네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각 그룹은 6주 동안 매일 1캡슐씩 복용했습니다.
위약군은 450mg 말토덱스트린, 사프란 단독군(SAFFR’ACTIV)은 30mg 사프란 추출물, 황금 단독군(SCUTELL’UP)은 20mg 스쿠텔라리아 추출물, 조합군(SAFFR’UP)은 두 성분을 동시에 섭취했습니다.
6주 개입 후 2주 휴약 기간을 뒀고, 기저치(V1), 3주(V2), 6주(V3), 복용 종료 2주 후(D56) 총 4차례 측정했습니다.
핵심 수치: 3주에서 6주 사이에 결정된다
1차 결과 지표로 삼은 벡 우울척도(BDI)에서 모든 그룹이 기저치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그룹 간 차이는 3주에서 6주 사이 구간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구간의 BDI 추가 감소폭은 사프란 단독군이 평균 -2.4점(Cohen’s d=0.4, p=0.036), 조합군이 평균 -3.5점(d=0.5, p=0.004)이었습니다. 황금 단독군과 위약군은 이 구간에서 유의미한 추가 감소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성 참여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 조합군의 효과 크기는 d=0.5(p=0.020)로 유지됐습니다. 여성에게 이 조합이 특히 작동할 수 있다는 신호이지만, 성별 분석은 탐색적 결과로 해석해야 합니다.
해밀턴 우울 척도와 불안 점수도 같은 방향
임상 면접 방식의 해밀턴 우울척도(HAMD)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됐습니다. 3주에서 6주 사이 추가 감소폭이 사프란 단독군 -2.4점(d=0.6, p=0.004)이었고, 위약 대비 유의하게 컸습니다(p=0.024). 사프란 단독군의 수면 하위 척도도 이 구간에서 개선됐습니다(p=0.033).
불안 척도(STAI-S)에서는 3가지 활성군 모두 3~6주 구간에서 위약과 달리 유의미한 추가 감소를 보였습니다. 사프란 단독(p=0.008), 황금 단독(p=0.048), 조합군(p=0.012) 순이었습니다.
주관적 행복감 척도(WHO-5)에서는 황금 단독군과 조합군이 위약 대비 V3에서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p=0.016, p=0.04).
두 성분이 시너지를 내는 이유
사프란의 활성 성분인 크로신(crocin)과 사프라날(safranal)은 세로토닌·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고, HPA 축(스트레스 반응 경로)과 GABA-A 수용체를 조절합니다. 즉 기분을 올리는 방향의 작용에 집중돼 있습니다.
황금의 플라보노이드인 바이칼린(baicalin)과 바이칼레인(baicalein)은 GABA-A 수용체의 양성 조절자로 작용해 불안을 낮추고, 도파민 시스템 보호와 MAO 억제 경로를 통해 기분을 안정시킵니다.
연구팀은 두 성분이 상호 보완적 경로를 통해 세로토닌·도파민·GABA 세 경로를 동시에 건드린다는 점을 시너지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단일 성분 임상에서 나온 효과를 따로 더하는 것이 아니라, 경로 다양성이 결과 크기를 키운다는 논리입니다.
효과 지속: 복용 멈춰도 2주는 유지됐다
6주 복용 후 2주 휴약 기간(D56) 측정에서 BDI, HAMD, STAI-S, SWLS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V3 대비 유의미한 후퇴가 없었습니다. 단, 위약군에서는 긍정 정서(PANAS 긍정 하위) 점수가 휴약 후 소폭 하락했습니다(p=0.048).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조심스럽게 읽어야 합니다. 2주 휴약은 짧고, 복용 중 쌓인 효과가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기간일 수 있습니다. 장기 중단 후 효과 지속 여부는 이번 연구 범위 밖입니다.
안전성 및 복용 참고사항
180명 중 66건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지만, 제품과 관련 가능성이 있는 것은 두통(11건), 수면 장애(2건), 소화 불편(7건)에 그쳤습니다. 코로나19, 협심증, 게실염 같은 중증 이상 반응 3건은 모두 제품과 무관한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복용 순응도는 4개 그룹 모두 99% 이상이었습니다.
사프란은 임신 중 고용량 복용 시 자궁 수축 우려가 있어 임신·수유 중인 경우 사용을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우울제(MAO 억제제, SSRI)나 항응고제와의 병용은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어 의료진 확인이 필요합니다. 황금 역시 CYP3A4 효소를 억제할 수 있어, 해당 경로로 대사되는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시장은 어디를 보고 있나
이 조합 연구가 나온 맥락을 이해하려면 최근 웰니스 보충제 시장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단일 성분 제품에서 시너지를 강조한 포뮬라 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사프란은 이미 기분·수면 카테고리의 주요 성분으로 자리를 잡았고, 황금은 피부 항염 성분에서 정신건강 성분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입니다.
SAFFR’ACTIV와 SCUTELL’UP은 프랑스 기반 식물 추출물 전문 기업의 특허 원료입니다. 이번 임상은 해당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이기도 합니다. 연구 설계 자체는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 기준을 준수했지만, 이해 관계가 있다는 점은 결과 해석 시 고려할 요소입니다.
기분과 수면, 불안이 뒤엉키는 감각을 단 하나의 성분으로 끊어내려 했다가 기대만큼 안 됐다면, 경로를 다양하게 건드리는 조합 전략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조합이든 6주 이상이라는 시간 감각을 먼저 잡아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