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베라트롤, 40대 이상 여성 132명에서 주름 감소 확인
레스베라트롤의 피부 노화 연구가 한 단계 올라섰습니다. 지금까지 레스베라트롤의 항노화 효과는 동물 실험과 세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지만, 인간 대상 단일 활성 성분 임상 연구가 부재하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Frontiers in Aging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채웁니다.
132명, 8주 이중맹검 RCT
연구는 퀸즐랜드 대학교, Lallemand, Evolva의 협업으로 설계됐습니다. 40세 이상 여성 132명을 대상으로 8주간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시험(RCT)을 진행했습니다. 개입군은 경구 트랜스-레스베라트롤 150mg/일과 국소 1.5% 레스베라트롤 크림을 병용했고, 대조군은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습니다. 개입군에서 주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이는 레스베라트롤을 단일 활성 성분으로 삼은 첫 번째 임상 근거입니다. 기존 연구들은 레스베라트롤을 다른 항산화 성분과 혼합해 사용했기 때문에, 레스베라트롤 단독의 효과를 분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인과관계를 처음으로 명확히 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미싱 링크’였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주목한 또 다른 발견은 장내 미생물 대사체입니다. 레스베라트롤은 경구 섭취 시 생체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흡수 전에 상당 부분이 분해되거나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내 미생물이 레스베라트롤을 피코에탄올(piceatannol), 룬겔레신(lunularin) 같은 대사체로 변환하면, 이 물질들이 항염증과 세포 보호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레스베라트롤 자체보다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 산물이 실제 생물학적 효과를 낸다는 가설이 강화됩니다. 개인의 장내 미생물 조성이 레스베라트롤의 효과 차이를 설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경로는 이너뷰티 연구에서 “구강-장-피부 축”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구와 국소의 이중 경로
이번 연구가 경구 복용과 국소 도포를 병용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경구 섭취는 장내 미생물을 통해 전신 항산화 효과를 낼 수 있고, 국소 적용은 피부 표면에서 직접 콜라겐 합성 신호(TGF-β 경로)를 자극하고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아제(MMP)를 억제합니다. 두 경로가 동시에 작동할 때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 효과는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의 복구 과정에도 작용합니다. 자외선이 활성산소(ROS)를 생성하면 MMP가 활성화돼 콜라겐이 분해되는데, 레스베라트롤은 이 산화 스트레스 과정을 억제합니다.
적포도주로는 부족한 이유
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 블루베리, 적포도주에 자연적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적포도주 한 잔(150mL)에 포함된 레스베라트롤은 대략 0.2~2mg 수준입니다. 이번 연구 용량인 150mg/일에 도달하려면 적포도주를 매일 75잔 이상 마셔야 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식품 섭취만으로 임상 수준의 레스베라트롤 농도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수치가 보여줍니다.
보충제 시장에서는 트랜스-레스베라트롤(trans-resveratrol)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스-레스베라트롤(cis-resveratrol)보다 생체활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퀘르세틴(quercetin)과 병용하면 흡수율이 개선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은 오랫동안 가능성만 이야기됐습니다. 이번 132명 RCT는 그 가능성을 수치로 바꾼 첫 번째 이정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