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자외선 차단제, 폴리포디움 류코토모스가 피부 안쪽에서 하는 일
지난 수십 년간 자외선 차단은 바르는 것의 영역이었습니다. SPF 숫자를 확인하고, 2시간마다 덧바르고, 실내로 들어가면 씻어내는 루틴. 그런데 최근 피부과학 연구에서는 다른 방향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피부 안쪽에서 자외선에 버티는 힘을 높일 수 있다면 어떨까.
폴리포디움 류코토모스(Polypodium leucotomos, 이하 PLE)는 중앙아메리카 원산의 양치류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입니다. 전통 민간 의학에서 피부 및 염증 관련 용도로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임상 연구들이 자외선 방어 효능을 실제 수치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최소홍반량, 피부가 버티는 한계선
이번 연구에서 핵심 지표로 쓰인 것은 **최소홍반량(MED, Minimal Erythema Dose)**입니다. 쉽게 말해, 피부에 눈에 띄는 붉음증(홍반)이 생기는 데 필요한 최소 자외선 에너지 양입니다. MED가 높을수록 피부가 자외선을 더 잘 버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 대상은 피츠패트릭 피부 타입 I~III에 속하는 27명의 참가자(실제 완료 25명)입니다. 피츠패트릭 분류는 피부가 햇빛에 반응하는 방식을 I부터 VI까지 구분하는 기준으로, I~III은 백인 및 밝은 피부 타입, 즉 자외선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룹입니다.
이들에게 PLE 240mg을 하루 2회, 5일간 복용하게 했습니다. 총 일일 용량은 480mg입니다.
결과를 보면:
- MED 평균 변화: 약 223 J/cm²에서 234 J/cm²로 상승
- 44%의 참가자: 측정 가능한 수준의 MED 증가
- 80%의 참가자: 색도 측정(colorimetry, 피부 색상 변화를 수치로 분석하는 기술)에서 광보호 효과 확인
- 64%의 참가자: 육안으로 확인되는 MED 개선
단 5일 복용만으로 참가자의 80%에서 피부 광보호 지표가 개선된 것입니다.
SPF 3~4에 해당하는 추가 방어력
연구팀은 PLE의 이번 효과를 SPF 3~4 수준의 추가 보호로 환산했습니다. 이는 SPF 50 선크림이 SPF 53~54가 되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수치만 보면 “그 정도면 큰 차이 아니지 않나”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추가 방어력이 갖는 의미는 숫자 이상입니다. 선크림은 땀이나 마찰로 닳고, 실수로 덜 바르는 부위가 생기고, 재도포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보호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피부 내부에서 작동하는 보호 기전은 이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연구 논문에서도 PLE를 “선크림의 대체제가 아닌 편리한 보조 수단(convenient adjunct)“으로 명시했습니다.
8주 복용하면 어떻게 되나
이번 5일 단기 연구 외에, 2025년에 발표된 또 다른 임상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8주 복용 그룹에서 MED가 23.8% 증가했고, 자외선 노출 후 피부 붉어짐(홍반)이 46.2% 감소했습니다. 짧은 기간의 결과보다 훨씬 뚜렷한 수치입니다.
즉, PLE는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지만(5일 내 80% 반응), 지속 복용할수록 더 강력한 광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나
PLE의 광보호 작용은 여러 경로를 통해 동시에 일어납니다.
첫째,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 소거입니다.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세포 내에서 활성산소가 폭발적으로 생성됩니다. 활성산소는 DNA, 세포막, 단백질을 손상시키며 피부 노화와 염증을 촉진합니다. PLE에 포함된 페놀 화합물들이 이 활성산소를 중화합니다.
둘째, 염증 신호 억제입니다. 자외선은 피부에서 TNF-α, IL-6 같은 염증 매개물질(염증을 일으키는 신호 분자들)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PLE는 이 신호 경로를 억제해 자외선 유발 염증 반응의 강도를 낮춥니다.
셋째, 면역세포 보호입니다. 자외선은 피부 면역을 담당하는 랑게르한스 세포(Langerhans cells)를 파괴합니다. PLE가 이 세포를 보호함으로써 피부의 면역 방어 기능을 유지합니다.
이 세 가지 기전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PLE는 단순히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일반 선크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피부를 보호합니다.
실제 복용 가이드
임상에서 검증된 용량은 **240mg 하루 2회(총 480mg/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외선 노출 예정 30분~1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국내외 브랜드에서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으며, Heliocare가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240mg 캡슐 기준, 한 달 복용량(60캡슐)은 약 3~6만원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 고사리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 후 복용
- 면역억제제 복용 중인 경우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 확인 필요
- 임산부 및 수유부는 안전성 데이터 부족으로 복용 전 전문의 상담 권장
이번 연구와 2025년 임상 모두에서 부작용 보고는 없었습니다.
바르는 선크림과 함께 쓰는 전략
PLE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기존 자외선 차단 루틴을 유지하면서 보조 레이어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야외 활동 30분~1시간 전, PLE 240mg 1캡슐 복용. 외출 전 SPF 30 이상 선크림 도포. 2시간마다 선크림 재도포.
이 조합에서 PLE가 담당하는 역할은 선크림이 놓치는 부분을 안에서 채우는 것입니다. 특히 스포츠, 야외 레저, 장시간 운전처럼 재도포가 어려운 상황에서 PLE의 내부 방어 기전이 더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피부 자외선 방어를 단일 수단에 의존하는 대신, 외부와 내부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향이 테트라포드가 제안하는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