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히알루론산, 150명 임상에서 수분 8.7% 개선 확인
히알루론산은 화장품 성분으로 익숙하지만, ‘먹는 히알루론산’의 효과는 여전히 의문표가 따라붙는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도 아닌데 복용한다고 실제로 피부가 달라질까. 2025년 12월 네이처 계열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임상 연구가 그 물음에 숫자로 답했다.
150명, 12주, 이중 맹검
연구팀은 건강한 코카시안 성인 15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하루 60mg을 복용하는 SH60 그룹, 하루 120mg을 복용하는 SH120 그룹, 그리고 위약 그룹이다. 시험물질은 분자량 180만 달톤(1.8 MDa)의 소듐 히알루로네이트(sodium hyaluronate)였다. 12주 동안 진행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시험으로, 임상 등록 번호는 NCT07065110이다.
측정 항목은 단순히 수분 하나가 아니었다. 이마와 볼의 피부 수분, 경표피 수분 손실(TEWL, 피부 장벽이 수분을 얼마나 잡아두는지 보여주는 지표), 피지 분비량, 피부 탄성, 주름 깊이, 피부 광택, 표피 두께, 진피 밀도, 모공 크기를 모두 측정했다. 여기에 더해 팔뚝 피부에서 NMF(자연 보습 인자, 피부가 스스로 만드는 보습 물질)를 LC-MS/MS 분석법으로 정밀 측정했다. 주관적 만족도 평가도 2주 간격으로 병행했다.
12주 후, 이마 수분 +8.7%
3개월 시점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이마 수분 기준으로 SH60 그룹은 위약 대비 +8.7%, SH120 그룹은 +7.2% 개선됐다. 용량이 두 배인 그룹이 오히려 수치가 낮은 것은 개인차와 통계 분포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두 그룹 모두 위약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 핵심이다.
피부 탄성 측정에서도 주목할 결과가 나왔다. 탄성의 점성 성분(R6, 피부가 외부 힘을 받았다가 돌아오는 회복력과 관련된 수치)이 두 복용군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이 수치는 피부가 단순히 수분을 머금는 것을 넘어, 실제 탄력 있고 회복력 있는 상태로 변화했음을 나타낸다.
장벽을 안에서 채운다는 개념
피부 장벽은 외부에서 막는 것만큼 내부에서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히알루론산은 원래 피부 진피층(피부 깊은 곳의 탄력 있는 층)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성분으로, 물을 끌어당겨 붙잡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히알루론산 양이 줄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구 복용된 히알루론산은 소화 과정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그대로 피부까지 전달되지는 않는다. 대신 분해 산물이 장-피부 축(gut-skin axis, 장과 피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 경로)을 통해 피부 세포의 히알루론산 합성을 자극하거나, 장내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피부에 간접적으로 작용한다는 가설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NMF 성분을 정밀 측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NMF는 각질층(피부 가장 바깥층)이 스스로 만드는 보습 물질로, 아미노산·유기산·당류 등으로 구성된다. 이 성분 변화를 LC-MS/MS(성분을 질량으로 정밀 분리하는 분석법)로 추적했다는 것은 단순 수분 측정을 넘어 피부 생화학적 변화까지 확인하려 했다는 뜻이다.
피부 보충제 임상의 기준
이번 연구가 눈에 띄는 이유는 규모와 설계 엄밀성에 있다. 피부 건강 보충제 연구는 샘플 수가 30~50명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단기간에 단일 지표만 측정하는 경우도 흔하다. 150명의 무작위 이중 맹검 설계에 수분, 장벽, 탄성, 진피 밀도, NMF까지 복합 측정한 것은 이 분야에서 상위 수준의 근거로 분류된다. 2주마다 주관적 평가도 병행해 참여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변화와 객관적 수치 사이의 간극도 추적했다.
다만 대상자가 코카시안 성인에 한정된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멜라닌 분포, 피부 수분 기저치, 장내 환경 등이 인종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아시아인에게 동일한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후속 연구에서 아시아 인구를 포함한 데이터가 추가되면 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60mg부터 시작해 꾸준히 12주. 제품을 고를 때 분자량(MDa) 표기를 확인하고, 적어도 세 달은 유지해야 결과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임상이 제시한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