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두 가지 원인을 동시에 차단하는 신규 펩타이드, 임상에서 주름 깊이 10%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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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두 가지 원인을 동시에 차단하는 신규 펩타이드, 임상에서 주름 깊이 10% 줄였다

By Kumar · ·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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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은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웃거나 찡그릴 때 반복되는 근육 수축이 표정 주름을 만들고, UV와 산화 스트레스로 활성화된 효소가 콜라겐을 분해해 피부 밀도를 낮춥니다. 지금까지 나온 주름 개선 성분 대부분은 이 두 경로 중 하나만 겨냥해 왔습니다.

2026년 2월 국제 분자과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된 연구는 두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도록 설계된 펩타이드 Medipep-6PN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 기술로 1,230만 개 펩타이드 조합에서 추려낸 서열로, 4주 사용 후 주름 깊이 10.16%, 주름 부피 13.00% 감소를 기록했습니다(p < 0.05).

두 개의 잠금장치를 동시에 건드리다

Medipep-6PN의 핵심은 이중 타겟 설계입니다.

첫 번째 타겟은 근육형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nAChR)입니다. 신경이 피부 근육에 수축 신호를 전달할 때 반드시 거치는 문이 이 수용체입니다. Medipep-6PN은 이 문을 부분적으로 막아 근육 수축 강도를 낮춥니다. 시험관 실험에서 30 μM 농도 기준 nAChR 채널 활성을 약 80% 억제했습니다.

두 번째 타겟은 MMP-1입니다. 콜라겐을 잘라내는 효소로, UV에 노출된 피부에서 활성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Medipep-6PN은 MMP-1의 IC50이 4.2 ppm으로, 1 ppm 농도에서도 UV로 유발된 MMP-1 유전자 발현을 52.3% 줄였습니다.

이 두 작용을 하나의 펩타이드 분자(아미노산 서열 RKWRYR + 팔미토일 결합체)에 담은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팔미토일 결합은 지용성 성질을 더해 피부 각질층 침투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1,230만 조합에서 선별한 서열

Medipep-6PN은 약물을 찾는 방식과 같은 기술로 태어났습니다. 파지 디스플레이는 박테리오파지(세균에 감염하는 바이러스)의 표면에 서로 다른 펩타이드 수백만 가지를 각각 제시하고, 원하는 단백질에 달라붙는 서열을 추려내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무작위 6개 아미노산 서열 라이브러리(1.23 × 10^7 클론)를 nAChR, 그다음 MMP-1에 순차적으로 노출시켜 두 타겟 모두에 결합하는 서열을 골랐습니다. 6회 반복 선별 후 결합 비율이 74.6배 올라갔고, 선별된 서열이 Medipep-6PN의 기반이 됐습니다.

화장품 성분 개발에 파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사례는 드뭅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거나 AI로 서열을 설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타겟 단백질에 직접 결합 실험을 거쳐 후보를 좁혀가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기존 성분과의 비교

연구팀은 동일 조건 하에 기존 펩타이드·레티노이드 계열 성분과 주름 개선 효과를 비교했습니다.

성분주름 깊이 감소
Medipep-6PN10.16%
SYN-AKE (보톡스 모방 펩타이드)7.73%
Medimin A (레티노이드 유도체)15.31%
레티놀10.21%
레티닐 팔미테이트15.35%

SYN-AKE 대비 성능이 높고, 레티놀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레티노이드 계열 고함량 제품(Medimin A, 레티닐 팔미테이트)보다는 낮았습니다. 다만 레티놀과 레티노이드는 피부 자극, 건조, 광과민성이 알려진 반면, Medipep-6PN은 0.1~10 ppm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 90% 이상을 유지했고 임상 중 이상반응이 없었습니다.

현실적인 의미

25명, 4주라는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성별 구성이 아시안으로만 제한됐고, 연령대(30~65세)가 넓어 동질한 집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저자들도 “대규모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펩타이드 성분 대부분은 단일 경로를 겨냥하거나, 경로를 특정하지 않은 채 콜라겐 합성 ‘촉진’을 주장합니다. Medipep-6PN은 근육 경로와 효소 경로 두 곳에 동시에 결합한다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먼저 규명하고 임상 결과를 뒤에 붙인 구조입니다. 타겟 없이 효능만 보고하는 방식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주름 성분 선택의 기준으로 ‘레티놀 자극이 싫다’거나 ‘보톡스 모방 성분을 써봤지만 부족하다’는 지점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 것입니다. 제형 안에서 SYN-AKE나 레티놀을 대체하거나 병용하는 경우, 이 이중 타겟 설계가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가 다음 단계 연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