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콤, 미토퓨어(유로리틴A) 기반 '앱솔뤼 롱제비티 MD' 공개
피부 노화의 원인을 ‘세포 에너지 고갈’에서 찾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럭셔리 스킨케어 무대에 올랐다. 랑콤이 2026년 3월 27일 덴버에서 열린 미국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AAD 2026)에서 새 스킨케어 라인 ‘앱솔뤼 롱제비티 MD(Absolue Longevity MD)‘를 공개했다. 핵심 성분은 스위스 바이오텍 기업 Timeline이 개발한 미토퓨어(Mitopure), 즉 유로리틴A(Urolithin A)다.
미토콘드리아를 ‘청소’하는 성분, 유로리틴A
피부 세포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만드는 곳이 미토콘드리아다. 나이가 들수록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안에 쌓이고, 새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이 떨어진다. 유로리틴A는 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과정, 이른바 ‘미토파지(mitophagy)‘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 스스로 낡은 부품을 교체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미토퓨어는 Timeline이 자체 특허 공정으로 생산한 유로리틴A 성분으로, 식품보충제 시장에서 먼저 임상 데이터를 쌓아온 성분이다. 이번에 랑콤이 이를 스킨케어 포뮬라에 적용하면서 ‘내부 복용’이 아닌 ‘피부 직접 적용’ 방식으로 확장됐다.
3제품, 노화의 단계마다 다른 접근
앱솔뤼 롱제비티 MD는 Anticipate(예방), Intercept(차단), Reset(리셋) 3종으로 구성된다. 이름만으로도 각 제품이 노화의 어느 시점을 겨냥하는지 알 수 있다. 아직 피부 노화가 시작되지 않은 시기부터, 눈에 보이는 변화가 나타난 뒤의 회복 단계까지 라인업이 이어진다. 가격대는 155달러에서 175달러(약 21만~24만 원), 럭셔리 스킨케어로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설정이다.
미국 웹사이트 론칭은 4월 20일, 주요 리테일러 판매 시작은 5월 1일로 예정됐다.
피부과 전문의 4인을 직접 참여시킨 개발 과정
이번 라인이 AAD라는 피부과 전문 학회에서 공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랑콤은 ‘롱제비티 MD 어드바이저 보드(Longevity MD Advisors Board)‘를 구성해 개발 전 과정에 피부과 전문의를 참여시켰다. 보드 멤버는 David Luu, Tiffany Moon, Gabrielle Lyon, Amy Killen 4인으로, 성분 선정, 포뮬라 개발, 임상 테스트 단계 모두에 관여했다.
랑콤 국제 과학 디렉터 Annie Black 박사는 “피부과 전문의들이 성분 선택부터 포뮬라 개발, 테스트까지 처음부터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브랜드들이 완성된 제품에 전문가 이름을 붙이는 방식과 다르다. 성분의 과학적 타당성을 먼저 검증한 뒤 포뮬라를 설계한 순서다.
피부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Cell BioPrint’
함께 공개된 ‘Cell BioPrint’ 진단 툴은 단백질 5종 바이오마커를 분석해 피부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한다. 실제 나이가 아닌 피부 세포의 기능적 상태를 수치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뷰티 업계에서 진단 도구와 제품을 연계하는 시도는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단백질 바이오마커 5종을 동시에 측정하는 방식은 소비자 대상으로는 드문 접근이다.
2025~2026 롱제비티 뷰티의 빠른 확산
앱솔뤼 롱제비티 MD는 랑콤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에는 비쉬(Vichy), 타챠(Tatcha), 시슬리 파리(Sisley Paris), 클라란스(Clarins), 니베아(Nivea)가 각각 세포 수명 연장 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접근하는 라인을 출시했다. 단순한 콜라겐 자극이나 보습 강화가 아닌, 세포 에너지 시스템 자체를 타깃하는 방향이 럭셔리 스킨케어의 새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랑콤이 AAD라는 의학 학회 무대를 선택한 것, 피부과 전문의를 단순 홍보가 아닌 공동 개발자로 참여시킨 것은 이 카테고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경쟁할지를 보여준다. 뷰티 마케팅이 아닌 임상 언어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 사이의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