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M 보충제 12개월, 간수치 정상화율 35% 위약 대비 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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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M 보충제 12개월, 간수치 정상화율 35% 위약 대비 7배

By Beera · · Annals of Gastroenterology, 2026 Jan-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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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치가 경계치를 넘었다는 검진 결과를 받고 나서도 특별한 조치 없이 지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방간 진단은 받았지만 “살 빼면 되겠지”로 미루는 경우도 흔합니다. 12개월 뒤,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사람의 비율은 DHM 보충제 그룹에서 35%, 위약 그룹에서 5%였습니다. 7배 차이입니다.

이 숫자가 나온 배경은 Annals of Gastroenterology 2026년 1~2월호에 발표된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시험입니다. 연구진은 MASLD 진단을 받은 55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DHM 복합 보충제 또는 위약을 투여하며 간 효소, 혈당, 지질 지표, 간 섬유화 수치를 추적했습니다.

MASLD, 새 이름의 옛 병

MASLD는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의 약자입니다. 과거에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라고 불렸던 질환이 2023년에 국제적으로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이름이 바뀐 이유는 단순히 술을 안 마시는 사람에게 생기는 병이라는 정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대사 기능 이상, 즉 혈당 조절 문제,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구조를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이름입니다.

전 세계 성인의 약 25~30%가 MASL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ALT(간세포 손상 지표), GGT(담관 또는 간 염증 지표)가 올라있다는 소견을 받고도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로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치하면 지방간염, 섬유화, 드물게는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 옵션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생활습관 교정이 1순위지만 지속하기 어렵고, 2024년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 처음 나왔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표준 치료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DHM은 어디서 오는가

DHM, 다이하이드로미리세틴(Dihydromyricetin)은 헛개나무(Hovenia dulcis)에서 추출하는 폴리페놀 성분입니다. 헛개나무는 동아시아 전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식물로, 한국 동의보감에도 주독(酒毒)을 해소하는 약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천연 단맛을 내는 성분으로 알려져 정관시(正官庄) 등 전통 한방 기업의 제품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헛개나무 열매와 가지에 특히 많이 들어 있는 DHM은 2010년대 초반부터 서구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관심은 알코올 대사 관련 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2020년 USC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DHM은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ADH(알코올 탈수소효소)와 ALDH(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의 발현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별도의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음주 후 숙취 강도가 위약 대비 70% 감소하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헛개차는 현재 국내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 됐습니다. 간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로 인식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DHM의 임상적 작용을 기대하려면 차 한 봉지와 표준화된 추출물 600mg 사이의 함량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12개월 임상의 숫자

이번 시험에서 DHM 보충제 그룹(28명)은 Hepatrat®라는 제품을 하루 2회 복용했습니다. 한 번에 2정, 하루 4정으로 구성되며 성분은 다이하이드로미리세틴 600mg, 비타민 C 160mg, 비타민 E 24mg, 콜린 165mg입니다. 위약 그룹(27명)은 외형상 동일한 캡슐을 받았고, 의사와 참여자 모두 어느 군인지 몰랐습니다. 12개월 후 46명이 시험을 완료했습니다.

핵심 이차 결과 지표인 ALT와 GGT 동시 정상화율은 DHM 그룹 35%, 위약 그룹 5%였습니다(p=0.028). 의향 분석(intention-to-treat)으로 계산해도 32.1% 대 3.7%로 유의미한 차이였습니다(p=0.012).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에서 ALT/GGT 정상화와 유의미하게 연관된 요인은 DHM 복용 여부뿐이었습니다(오즈비 11.8, 95% CI 1.5-120.4).

간 효소 외에 대사 지표도 움직였습니다. DHM 그룹에서만 공복혈당과 HbA1c(3개월 평균 혈당 지표)가 12개월 시점에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도 12개월 시점에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습니다.

간 섬유화 정도를 측정하는 탄성 초음파 검사(elastography)에서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진동 제어 탄성 초음파(TE) 기준으로 DHM 그룹의 간 경직도 중앙값은 기저치 6.3 kPa에서 6개월 5.4 kPa, 12개월 5.3 kPa로 감소했습니다(p=0.001). 위약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메커니즘: 산화 스트레스와 효소 활성

이번 임상시험은 메커니즘을 직접 측정한 연구가 아닙니다. 그러나 선행 기초 연구들은 DHM의 작용 경로를 여러 방향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연구된 경로는 항산화 효과입니다. DHM은 Nrf2 경로(세포 스스로 항산화 효소를 만드는 신호 경로)를 활성화해 간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에 지방이 쌓이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것이 간세포 손상과 염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는 역할을 합니다.

항염증 경로에서는 NF-κB(세포 내 염증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억제와 IL-1β, TNF-α 같은 염증 신호 물질 감소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섬유화 억제 측면에서는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 간에서 섬유 조직을 만드는 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이 연구되어 있습니다. 혈당과 지질 대사 개선은 인슐린 저항성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ADH·ALDH 효소 활성화는 주로 알코올 대사 맥락에서 연구된 기전입니다. MASLD는 알코올 섭취와 직접 관련이 없는 병태이므로, 이번 임상 결과는 효소 활성 외의 항산화·항염증 경로가 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헛개차와 보충제 DHM의 차이

편의점 헛개차 한 캔에 DHM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제품마다 다르고 대부분 표기되어 있지 않습니다. “헛개나무 추출물” 또는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이라는 표기로 성분표에 올라 있어도, 표준화된 DHM 함량을 보장하는 제품은 드뭅니다.

이번 임상에서 사용된 하루 600mg 수준의 DHM을 헛개차로 섭취하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양을 마셔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차로 끓이는 과정에서 DHM의 생체 이용률(실제로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충제 형태의 DHM을 선택한다면 DHM 함량이 명확하게 mg 단위로 표기된 제품인지, 제조 공정이 표준화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헛개나무 씨앗, 열매, 가지 추출물에 따라 DHM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헛개나무 추출물 OOmg”이라는 표기만으로는 실제 DHM 함량을 알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 의미 있나

이번 연구는 MASLD 진단을 받고 ALT 또는 GGT가 상승한 상태의 성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가장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합니다.

정기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을 받았거나, 간수치가 정상 상한치를 넘어섰다는 결과를 받고 생활습관 교정 외의 방법을 찾고 있다면 관련성이 있습니다. 체중 감량이 어렵거나 식이 조절만으로 수치가 내려가지 않는 경우, 의료진과 상의 후 고려해볼 수 있는 데이터가 생겼습니다.

다이어트 정체기에 간수치가 오히려 올라있는 경우도 이번 연구의 대사 지표 개선 결과가 참고가 됩니다. DHM 그룹에서는 체중과 무관하게 간수치가 내려간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간수치가 정상 범위인 사람에게 예방 목적으로 DHM을 복용하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이번 연구 대상은 이미 이상 소견이 있는 환자군이었습니다.

한계와 주의

이번 연구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총 55명이 등록했고 46명이 완료한 소규모 시험입니다. 사용된 보충제가 DHM 단독이 아니라 비타민 C, E, 콜린의 복합 제형이었기 때문에 효과를 DHM 단독으로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기저치와 종료 시점의 간 조직 검사(생검)도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1차 평가 지표였던 ALT 단독 개선율(46% 대 30%, p=0.315)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35% 대 5% 차이는 이차 결과 지표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도 해석 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DHM 보충제는 의약품이 아닙니다. 간 질환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성분이 아니며, 기존 처방 약물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간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의료진 판단 없이 보충제를 시작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드물지만 일부 보충제에서 간독성이 보고되기도 하며, 기존 복용 중인 약물과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12개월 동안 두 그룹 모두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고 내약성은 우수했습니다. 안전성 측면의 단기 데이터는 긍정적이지만, 장기 복용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합니다.


Q. 헛개차를 꾸준히 마시면 DHM 보충제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헛개차에는 DHM이 소량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하루 600mg 수준에 도달하려면 진한 헛개나무 달인물을 대용량으로 매일 마셔야 합니다. 일반 헛개차 제품의 DHM 함량은 제품마다 크게 다르며 대부분 표기되어 있지 않습니다. 간 효소 수치가 이미 올라있는 상태라면 함량이 명확한 보충제 형태와 의사 상담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Q. 간수치가 정상 범위인데도 DHM을 복용할 이유가 있나요?

이번 연구는 이미 간수치가 올라있는 MASLD 환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간수치가 정상인 사람에게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현재 근거가 없습니다. 정기 검진에서 간수치 이상 소견을 받은 경우, 또는 지방간 진단을 받은 경우에 의료진 판단하에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 알코올을 자주 마시는 사람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이번 연구 참여자는 MASLD(대사 기능장애 연관 지방간 질환) 환자이며,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 질환과는 다른 진단군입니다. DHM이 알코올 대사 효소(ADH, ALDH) 활성에 영향을 준다는 별도 연구는 있지만, 알코올성 간 손상에 대한 임상 근거는 이번 연구와 분리해서 평가해야 합니다. 음주량 감소와 병행하지 않는 한 보충제 단독 효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