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탈모 치료, 2026년이 바꾸는 것들
SCIENCE Deep Dive

두피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탈모 치료, 2026년이 바꾸는 것들

By Sophie ·

2026년 봄, 서른다섯 살 여성이 피부과 진료실에서 듣는 말은 10년 전과 거의 같습니다. 미녹시딜을 꾸준히 바르세요. 경우에 따라 스피로노락톤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미녹시딜이 FDA 승인을 받은 해가 1988년. 피나스테리드가 남성 탈모 치료제로 등장한 해가 1997년. 그 뒤로 약 30년 동안, 탈모 치료의 선택지는 본질적으로 이 두 가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고, 유전자 편집이 현실이 된 시대에, 머리카락을 지키는 방법만 1990년대에 멈춰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 정체가 이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30년 동안 변하지 않았나

기존 탈모 치료의 한계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5-alpha reductase)를 차단합니다. 이 효소가 테스토스테론을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전환하는데, DHT가 모낭을 축소시키는 주범입니다. 문제는 이 약이 ‘전신’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두피만 겨냥하는 게 아니라, 혈중 DHT를 약 70% 떨어뜨립니다. 그 결과 1~2%의 환자에서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보고됩니다. 일부 환자는 약을 중단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된다고 호소합니다(PFS, Post-Finasteride Syndrome). 그리고 여성에게는 사실상 선택지가 아닙니다. 임신 중 노출 시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는 처방 자체가 제한됩니다.

미녹시딜은 두피의 혈류를 증가시킵니다. 모낭에 더 많은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DHT라는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는 않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는데, 바닥에 수건을 까는 것과 비슷합니다. 효과가 있긴 하지만,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하루 두 번 두피에 바르는 번거로움, 초기 탈모(shedding phase), 사용을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지는 한계까지.

여성의 상황은 특히 답답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쓸 수 없고, 미녹시딜 2%가 여성용으로 승인된 유일한 옵션. 호르몬 관련 탈모(PCOS, 폐경기)를 겪는 여성에게, 혈류 증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클라스코테론이 바꾸는 첫 번째 규칙, 두피에서만 호르몬을 차단하다

클라스코테론(clascoterone)은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풉니다.

피나스테리드가 체내 DHT 생성 자체를 줄이는 ‘전신 전략’이라면, 클라스코테론은 두피의 모낭에서 안드로겐 수용체(androgen receptor)를 직접 차단하는 ‘국소 전략’입니다. DHT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게 아니라, DHT가 모낭에 결합하는 것을 막습니다. 비유하자면, 잠금장치를 바꿔서 열쇠가 맞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만드는 결과는 극적입니다. 클라스코테론 5% 용액은 두피에 바르는 방식이고, 전신으로의 흡수가 거의 없습니다. 혈중 DHT 수치가 변하지 않으니, 피나스테리드에서 보고되는 성기능 부작용이 이론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Phase 3 임상시험(SCALP 연구)은 1,465명의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위약 대비 최대 539%의 상대적 개선, 즉 위약 그룹에서 머리카락이 2가닥 늘 때 클라스코테론 그룹에서는 13가닥 이상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의미 있는 전신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클라스코테론은 이미 낯선 이름이 아닙니다. 1% 농도의 크림은 2020년에 여드름 치료제 윈레비(Winlevi)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탈모 치료에는 5배 높은 5% 농도의 두피용 용액이 사용되며, 개발사 코스모 파마슈티컬즈(Cassiopea/Cosmo Pharmaceuticals)는 2026년 봄 FDA와 EMA에 동시 승인 신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에 코스모의 주가는 40% 이상 상승했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의미를 짚어보면 이렇습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호르몬 관련 탈모를 전신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경로가 열린 것입니다. 피나스테리드를 꺼리던 남성에게도, 선택지 자체가 없었던 여성에게도.

PP405가 바꾸는 두 번째 규칙, 잠든 줄기세포를 깨우다

클라스코테론이 ‘공격을 막는’ 전략이라면, PP405는 완전히 다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미 약해진 모낭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까?

모낭에는 줄기세포(hair follicle stem cells, HFSCs)가 존재합니다. 이 세포들이 활성화되면 모발이 성장기(anagen phase)에 들어가고, 휴면 상태로 들어가면 모발이 퇴행기와 휴지기를 거쳐 빠집니다.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이 줄기세포들이 점점 더 오래 잠든 상태로 머무릅니다. 모낭이 사라진 게 아니라, 깨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PP405는 이 잠든 줄기세포를 깨우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젖산 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를 조절해 모낭 줄기세포의 대사 경로를 활성화하는 방식입니다. 호르몬을 건드리지 않고, 혈류를 늘리지도 않습니다. 세포 자체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는 접근입니다.

Phase 2a 임상시험 결과는 고무적이었습니다. 모발 수(hair count) 12.3% 증가, 응답자의 83%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의 데이터이고, 참여 인원도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이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치 자체보다 접근의 근본적 차이에 있습니다.

미녹시딜은 혈류를 늘립니다. 피나스테리드와 클라스코테론은 DHT를 차단합니다. PP405는 모낭 세포 자체를 재활성화합니다. 세 번째 메커니즘의 등장입니다.

PP405의 Phase 3 임상 진입은 2026년에 계획되어 있으며, 시판까지는 최소 2~3년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있습니다. 탈모 치료가 ‘호르몬 차단’이라는 단일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네 가지 접근을 나란히 놓으면, 탈모 치료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선명해집니다.

접근법작동 방식전신 작용 여부여성 사용 가능성현재 단계
미녹시딜두피 혈류 증가낮음사용 가능 (FDA 승인)시판 중
피나스테리드5AR 억제로 전신 DHT 감소높음제한적 (임신 금기)시판 중
클라스코테론 5%모낭 안드로겐 수용체 국소 차단거의 없음유망 (별도 임상 계획)Phase 3 완료
PP405모낭 줄기세포 대사 활성화없음모든 성별 대상 설계Phase 2a

한 가지 흐름이 보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작용 범위가 좁아지고 정밀해집니다. ‘온몸의 호르몬을 바꾸는’ 전략에서 ‘두피 위 모낭 하나하나를 겨냥하는’ 전략으로. 부작용이 줄어드는 동시에, 작용 지점이 정확해집니다.

이것은 탈모 치료만의 트렌드가 아닙니다. 피부과 전체에서, 그리고 의학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환입니다. 전신 약물에서 국소 치료로, 단일 타겟에서 다중 경로로, 평균적 처방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여성에게 이것이 의미하는 것

이 패러다임 전환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대상은 여성입니다.

PCOS(다낭성 난소 증후군)와 탈모: PCOS 환자의 상당수가 안드로겐 과다로 인한 탈모를 경험합니다. 지금까지의 선택지는 스피로노락톤(전신 항안드로겐제)이었는데, 이 약은 혈압 저하, 전해질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수반합니다. 클라스코테론은 두피에서만 안드로겐을 차단하므로, 전신 호르몬 균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두피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엽니다.

폐경기 모발 가늘어짐: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상대적으로 안드로겐의 영향이 커지면서 모발이 가늘어집니다. 동시에 모낭 줄기세포의 활성도 떨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호르몬 차단(클라스코테론)과 줄기세포 활성화(PP405)를 함께 적용하는 병용 전략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다른 원인을 동시에 다루는 셈입니다.

병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 기존에는 미녹시딜 하나로 버텨야 했다면, 앞으로는 미녹시딜(혈류) + 클라스코테론(안드로겐 차단) + PP405(줄기세포 활성화)라는 세 가지 독립된 경로를 조합할 수 있게 됩니다. 각각 다른 원인을 겨냥하므로, 조합의 효과는 단순 합산보다 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이 세 가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클라스코테론은 승인 신청 단계이고, PP405는 임상 초기입니다. 하지만 이미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미녹시딜 말고는 방법이 없어요”라는 말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새로운 치료제가 시판되기 전이라도, 이 흐름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판단을 바꿉니다.

현재 미녹시딜을 사용 중이라면, 효과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이 약이 안 듣는다”가 아니라 “이 약이 다루지 못하는 원인이 있다”로 질문을 바꿀 수 있습니다. 혈류 증가만으로는 부족한 경우, 안드로겐 관련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이 걱정되어 치료를 미뤄왔다면, 클라스코테론이라는 국소적 대안이 가까이 와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승인 시점을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탈모 치료는 빠를수록 효과적입니다. 모낭이 완전히 소실되면 어떤 약도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더 좋은 약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생각은, 그 기다리는 동안 모낭이 줄어든다는 현실과 충돌합니다. 지금 가능한 치료로 모낭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옵션이 열리길 기다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한 가지 약으로 모든 탈모를 해결하는 시대는 끝나고 있습니다. 두피 위 모낭이라는 아주 작은 단위에서, 아주 정밀한 치료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새로운 탈모 치료제들은 언제 사용할 수 있나요? 클라스코테론 5%는 2026년 봄 FDA/EMA 동시 승인 신청 예정이며, 승인 시 처방 가능합니다. PP405는 아직 Phase 2a 단계로, Phase 3 진입이 2026년 계획이며 시판까지 최소 2~3년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미녹시딜을 쓰고 있는데, 새 치료제로 바꿔야 하나요? 각 치료제는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교체보다는 병용이 더 합리적입니다. 미녹시딜(혈류 증가) + 클라스코테론(안드로겐 차단) 조합은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공략합니다.

여성도 이 치료제들을 사용할 수 있나요? 클라스코테론은 전신 흡수가 거의 없어 여성에게 특히 유리합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달리 임신 금기 이슈가 적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여성 대상 임상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별도 임상이 계획 중입니다.


이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개인의 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물, 알레르기 등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